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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9 현실과 믿음 사이
世上2009. 9. 9. 19:23
나는 현재 모 회사의 전략과 조직, 프로세스, IT를 아우르는 전방위 판을 짜는 프로젝트에 속해있다.

이제 겨우 2번째 프로젝트라서 맨땅에 헤딩 및 삽질을 열심히 하는 중인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이 새로운 판을 짜는 것에 구조조정.아웃소싱. 이런 것도 은근히 포함되어 있다.
이 내막에는 모 회사의 윗분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듯 하고..

그럴듯한 캐치프레이즈 하에 달성해야할 이익을 맞추려다 보면 비용 절감이 절실해지고
그 비용 절감이란 게 결국은 인건비..

얼마 전에 모 회사 직원과 내 회사 상사, 나. 이렇게 점심을 먹는 중에도
'단순 업무들은 다 아웃소싱 해야돼요'
'여상 졸업하고 20년,30년 일한 직원들. 업무 수준은 별로 높지 않으면서 5천씩 받아가는게 비효율적이죠'
'아웃소싱하고 인건비 줄여야죠'
이런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가만히 점심만 먹으면서(그것도 맛 하나도 없는..)
'이런 식으로 또 비정규직, 계약직군이 생기는 건가.
이런 식의 안을 내고 비정규직화 시키는 것도 결국 똑같은 월급쟁이들.
정해진 파이 안에서 윗사람 눈에 들어보겠다고 짜내는 궁리가 결국은 상대적 약자를 쳐내는 거구나.
하지만 이 방법 외엔 다른 방법이 있을까.
나도 뾰족한 수는 없는걸. 윗분들 연봉을 쳐내면 될래나..'
요런 쓸데 없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래도 이곳은 노조가 있어서 막다른 곳으로 그분들이 내몰릴 것 같진 않지만
오히려 답 없이 삽질하고 있는 내가 더 불쌍하지..ㅋ

나름 상대적 약자들. 쌍용차 노조분들. 용산 철거민들.(아니.. 이분들은 절대적 약자분들이신가..)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분들에게 작은 응원이라도 보내던 나인데.

정작 일 할 때는 그런 고려가 없다.(굳이 변명하자면 나는 프로세스 담당이라 그런거 많이 신경 안써도된다.^^;)
내가 아는 것, 주위 사람들이 아는 것이 그런 것들이고
실력이 아주아주 뛰어나지 않은 다음에야 
주위 상황과 윗사람의 의견을 눈치껏 잘 살펴서 거기에 맞추는게 대부분 부하직원 능력의 척도이니까.

결국 정신을 차려보면 내가 그 상대적 약자의 위치에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안은 채로.
상대적 약자들을 계속 쳐내면서 간신히 간신히 살아남아 가는 것 같다.

Posted by shanti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