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上2014. 2. 11. 12:33

지난 여름 휴가에 대한 짧은 기록. 

2013년 8월 1일 작성했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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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에 여름휴가 다녀왔어요.

이스라엘 7박 8일, 시아버지 칠순 기념 여행을 겸한 휴가였습니다.

 

이스라엘은 기독교 성지순례단이 많아 패키지군단은 눈에 많이 띄었지만

저희처럼 자유여행은 잘 안보이더라구요.

 

예루살렘에서는 기독교 패키지 군단 여러분의 과도한 친절에 몸둘바를 몰랐어요.

'성지에서 만났으니 너도 기독교인이지? 자, 내가 친절을 베풀어줄께~' 뭐 이런 느낌.

하지만 시부모님은 카톨릭이신 게 함정..ㅎ

 

예루살렘 통곡의 벽은 남녀분리인데 남자는 시원한 방에서 에어컨 바람 쐬며 기도할 수 있구요

여자는 그런거 없어요. 그냥 땡볕에서 기도합니다.

제 옆의 임신한 여성이 그 따가운 햇빛을 받으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니 좀 화가나려했어요.

 

그리고 팔레스타인 분리장벽을 보았습니다.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내에 있어서 여권 검사를 하고 그 곳을 통과해야하는데

정말 큰 장벽이 둘러쳐져 있더라구요.

그 곳의 수 많은 그림과 낙서들이 인상적이었고 한글 글과 그림은 누가 어떻게 그렸을지 참 궁금했습니다.

 

사실 저희 신랑은 5년 전에 이 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고 그 때는 팔레스타인 수도인 라말라까지 들어갔었대요.

그 당시만 해도 총 든 군인들이 많아 살벌했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적의로 가득했었다네요.

심지어 이스라엘 군인이 저희 신랑에게 총을 겨누기까지 했었대요..;;;

 

하지만 2013년. 제가 본 베들레헴-팔레스타인은 적당히 평화롭고 적당히 자본에 물들어있었어요.(물론 가자지구는 예외겠죠)

심지어 분리장벽을 관광사품화한 기념품 가게까지 있답니다...;;;;

 

예루살렘의 비아돌로로사(예수님이 십자가형을 받고 십자가를 지고 걸어올라 간 길)과 여러 교회를 보았지만 기장에 남는 건 역시 황금사원!!(이슬람 모스크예요. 지붕이 황금색. 마치 금각사를 보는 기분이랄까요?)

본격 예수님께 죄송해지는 시추에이션이었습니다.

 

뭐 그 외에 갈릴리 호수도 보았고 나사렛, 마사다, 사해 많이많이 봤지만 대강 여행후기 마무리하구요.

참, 사해 머드팩 좋아요. 다음 날 화장 먹는 게 달라요..ㅎㅎ

Posted by shanti0127
世上2011. 10. 4. 17:59
착한 시민 프로젝트 후기를 써달라는 말에 써본 후기.

이거 덕분에 네이버 메인에 얼굴 한번 실려봤다는..ㅋㅋㅋ



프로젝트 이후 생활의 변화가 있으셨다면?


아무래도 프로젝트 자체가 착한'결혼'이다 보니 프로젝트 이후 유부녀가 된 것이 큰 변화이구요...ㅎㅎ

자주가는 인터넷 게시판 등에 종종 올라오는 결혼 관련 게시물에 셀프웨딩, 에코웨딩 등 조금 다른 대안적인 결혼을 댓글로라도 알려주는 오지라퍼(?)가 되었다는 정도가 있겠네요.ㅎㅎ 


프로젝트 참여한 소감?

우선 비슷한 상황의 (지금은 신혼부부인) 예비 부부들을 만나서 결혼이라는 주제에 대해 공감하고
이슈 제기를 가장한 수다를 떨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처음 들었을 때 딱. 와닿지만은 않았던 '착한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나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어요.

사실 착한 결혼하기 프로젝트가 아니었으면 '기부'라는 것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구요.
실천으로 옮기기도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도 감사해요


착한 시민 프로젝트에 대해 평가하자면? 

평범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선 좋았지만.
평범한 시민들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파급력이나 홍보효과는 낮았던 것 같아요.ㅠㅠ
약간은 '우리만의 잔치' 같다고나 할까요?ㅎㅎ 

'착한 시민' 이라는 컨셉과 매달매달의 주제들이 참 공감되었기 때문에 많이 알려지지 못한 게 더 안타까웠구요.

그래도 그간 너무 수고하셨던 기자님들과 까칠하고 착한 시민 여러분들이 쵸큼 사랑스럽다는 거~ㅎㅎㅎ 
Posted by shanti0127
世上2011. 7. 4. 12:52
1. 내가 follow하는 사람 중에 소위 말하는 화류계 아가씨가 있다.

성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그들의 목소리로 이야기해저서 지켜보는 트윗 중의 하나인데.

주말 저녁에 누군가가 그 분에게 트윗을 날렸다.

그렇게 생각없이 살지 말라(막 살지 말아라..라는 말도 했었는데 다시 보니 삭제되었군.)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부끄럽지 않겠느냐..라는 이야기.

성매매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일면식도 없는 상대에게 저런 식의 충고라니..
그 오만함이 무서웠다. 


2. 문득. 든 생각.
막상 내게 성매매의 옳고 그름을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답할까.

음.. 어려운 문제다.



그래도.. 저런 식의 오만함은 아닌 것 같아....
Posted by shanti0127
世上2011. 6. 30. 13:14
한국에도 slut walk 행사가 열린다.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

http://www.facebook.com/pages/Slut-Walk-Korea/218108158219984


사실 한국에서 '나 페미니스트예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거의 동성애자의 커밍아웃만큼이나 힘든 일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행사를 기획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우려가 되는 부분은.
결국 이 행사도 '여자들이 얼마나 화끈하게 벗을까?' 라는 관음증적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그래도 의미있는 행사인 듯. 

 

Posted by shanti0127
世上2011. 6. 17. 17:02
요즘 말 많은 세상일들에 대한 소심한 끄적거림.


우선 등록금.
세금을 지원해서 반값 등록금을 만들자..보다는
사학재단의 뒷돈으로 등록금을 내리자.가 맞는 방향인 것 같다.

사학재단들이 본인들 돈줄인 정치권은 어차피 못 건드리겠지?

결국은 돈이 문제구나..



한진.
사실 잘 모른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왜 그 분이 크레인에 올라가서 농성을 하시는지..
하지만 안타깝고 짠하다.

기업 부실경영의 책임을 힘없는 노동자만 지는 것 같아서..

회사 비용에서 인건비가 가장 눈에 띄고, 규모도 큰 cost 항목임은 분명하지만.
회사 경영자들은 경영 부실 --> 비용 절감 --> 인건비 절감 --> 정리해고. 의 프로세스를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좀 다른 대안을 고민하고 생각할 순 없었을까..

경영자 입장에선 제일 고민없이 할 수 있는 solution이 인건비 절감 아닌가...
비싼 돈 주며 앉혀놨더니 하는 건 고작 해고를 통한 인건비 절감뿐이라면..
이건 직무 태만이다...

노동자들이 부르짖던 말던 그건 충성스러운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처리해줄 일이니 직접 자기손 더럽히는 건 없다.. 이건가..

이번 주말이 공권력 투입의 고비라는데.. 세상은 조용하다. 
오직 내 타임라인만 시끄러울 뿐..


두리반이 이긴 건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자마자 또 명동이 터졌네.

포이동도 그렇고 이래저래 힘없는 사람들은 살기가 힘든 세상이다.

하긴.. 인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힘없는 사람들 살기 좋은 세상이 있었던가..



사실.. 위 일들은 나와는 직접적으로는 아무 상관 없는 세상사이다.

나랑 상관 있는 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니 예적금 금리가 좀 오를까.. 기대하는 것?

그래도 상관없다고 외면하기엔...
사람들이 너무 마음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외면할 수가 없다.

관심 가지고 지켜보고 후원하고 응원 한마디씩 보내는 것 외엔 할 수 없지만.
 

Posted by shanti0127
世上2011. 5. 16. 11:22
사진이 이상하게 나와서 마음에는 안들지만..ㅎㅎ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5052133445&code=210000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5052136455&code=210000


개인적 코멘트라면..
결혼이 스드메가 전부는 아닐진대..(사실 예산상으로 스드메는 전체 금액의 10% 내외 수준..)
너무 스드메쪽으로만 이야기가 몰려서 아쉽지만.
그날 참석한 초청인사가 대지의 바느질 대표였고.
웨딩 산업의 거품으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게 스드메이니 이슈화하기 제일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내 생각으로야 일생에 한번 뿐인 여자들 허영의 발현이 스드메.라면..
어느정도 선에서는 인정해주자.. 싶기도 한데..

이렇게 말하면서도 정작 나는 그런 게 별로 없었다는게 문제..ㅡㅡ;

결혼을 준비하는 지인들에겐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
꾸미기 좋아하는 친구에겐 '비싸봤자 일,이백 차이다. 니가 정말 하고 싶으면 그 돈 써라.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하지 말고' 라고 이야기하고 실속파 친구에겐 '너도 알겠지만 1시간 입고 말거다. 지나고 나면 생각도 나지 않으니 싼 걸로 해라' 라고 말하는 중이긴 하다.
Posted by shanti0127
世上2011. 5. 16. 11:08

신행 전.. 결혼식이 끝난 후 올렸던 마지막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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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결혼식이 끝났습니다!!

 

비가 그친 오전에 메이크업 준비를 하러 가면서 '혹시나..'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야속하게도 제 결혼식이 시작할 때쯤엔 비가 거의 퍼부었습니다.

 

 말 그대로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야외 결혼식을 진행했어요.

 

곱게 파랑,빨강 한복을 차려 입은 어머님들의 화촉점화,

남자친구, 아니 남편의 씩씩한 입장.

동생 말에 따르면 '웃겨 죽겠는거 억지로 참는 표정'으로 수줍게(?) 입장한 신부와 아버지.

서로에게 바치는 사랑의 서약과

친정 아버님 성혼선언, 시아버님 덕담까지.

모두모두 좋았습니다.

 

그 이후 축가부를 때 음향 담당하는 분께서 음악을 잘못 끊어 흥 돋던 분위기를 깬 뒤 아예 음향이 고장 나 퇴장 때까지 마이크가 안됐다는 게 큰 단점이라면 단점?

(이 부분은 예식장에 강력한 클레임을 걸어놓은 상황입니다.

예식장 측에선 진행 미흡과 관리 소홀에 대한 백번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진상 고객 만났다는 어투라 조금 많이 빈정 상한 상태입니다.

이 바닥이 단골손님 장사가 아니니 한번 하고 말 고객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걸까요?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그들의 태도를 보고 향후 대응 방안을 세울 참입니다.)

 

어쨌든, 그깟 마이크 하나에 빈정 상해 제 일생 한번의 결혼식을 망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퇴장 이후 사진찍기, 폐백.. 모두모두 무사히, 즐겁게 잘 끝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먼길 달려와 준 많은 분들께 그저 감사드릴밖에요.

모두들 그저 '너네 대박 잘 살 거 같다.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결혼식이었다.' 라며 한마디씩 하셨어요.

비바람 휘몰아치는 야외결혼식에, 마이크까지 고장나는 게 흔한 경험은 아닐테지요.ㅎ

 

어쩌면 그분들에게는 wost 결혼식 대망의 1위쯤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하지만 저에겐 best 결혼식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하겠다는 서약에 많은 고마운 분들이 참석해서 응원해주셨으니까요.

 

처음 착한 결혼하기를 시작했을 때 합리적 소비와 환경과 나눔을 생각하는 결혼 준비를 해보겠노라고 다짐했었지요.

그 다짐에 맞게 축의금의 일부를 기부할 예정입니다. 금액과 단체는 비밀이지만요.ㅎ

그렇지만 내가 과연 합리적 소비를 했는가. 는 의문입니다.

나름 허례허식을 줄이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알뜰하게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현재까지 금액을 정산해보니 어디가서 알뜰하게 했다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입니다.

야금야금 올라가는 추가비용에 결국 웨딩업계에 K.O.패 당한 듯해요. ^^; 

환경은..음음.. 사실 많이 생각 못했습니다. 앞으로 관심을 가져볼까 하지만.. 당장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하다보면 그 결심이 얼마나 갈지.. 먼저 반성부터 해봅니다.

 

부끄럽지맍 오늘 읽었던 저희들 혼인 서약으로 마지막을 대신할까 합니다.

저희 둘. 앞으로 착하게, 잘 살겠습니다.

 

<사포님>

어느 날 우연히스치듯 당신을 만났습니다.

처음 그 날, 당신의 앞에 앉았고,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당신에게 반했습니다.

그렇게 당신의곁에 머물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당신의 영혼과내 영혼이 언제나 함께하길 바랍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세상 모든 알 수 없는 것들 속에서도

당신에 대한 내마음만은 정확히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님>

책을 좋아하고
여행을 사랑하며
라면을 밥보다 좋아하는
곱슬머리의 당신이 저는 좋습니다

저는 당신 옆에서
함께 책을 읽고
손을 잡고 함께 여행하며
맛있는 밥을 지어주는, 그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이틀 뒤면,
우리는 한 때 사람들이 세계의 끝이라 믿었던 곳에 서게됩니다
그 곳에서 우리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우리. 두 손 꼭 잡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천천히 걸어나가요.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는 없지만
당신과 함께있어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사랑합니다

Posted by shanti0127
世上2011. 4. 28. 14:25

1. 결혼비용

처음에 결혼 준비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이제부터 많이 싸우겠네,’ 라고 이야기하셨지만

애석하게도(?) 우리는 한번도 안 싸웠다.

 

둘 다 자기 주장 강하고 자존심도 좀 쎈 스타일이라 성격이 순해서 그렇다고는 차마 말 못하겠고..^^;

싸우지 않았던 이유가 첫째는 비슷한 취향, 둘째는 부모님들이 우리를 믿고 간섭(?)하지 않으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결혼 비용 공동부담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전통대로라면야 남자가 집을 장만하고 여자가 집을 채울 가전이며 혼수를 장만하겠지만..

요즘처럼 집값 비싼 시대에 (더군다나 우리가 집구하던 그 시기는 전세대란의 한복판!!) 신랑측에 집값을 온전히 부담하게 하는 것은 좀 염치없는 일인 듯.

 

물론 결혼이란 건 집안 형편 따라, 본인 능력 따라 case by case라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우리 같은 경우는 둘이 비용을 반반 내고 그 안에서 집 장만, 결혼식 비용 등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모자란 부분은 대출을 받았는데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고정금리 4%, 최대 8천만원, 대출액의 10%만 갚으면 2년마다 상환기간 연장도 되니 잘 활용하면 좋을 듯.)

 

그러니 괜히 나는 이만큼 예단 줬는데 꾸밈비를 이것 밖에 안줘?’ 라든지 내가 강남에 아파트를 마련했는데 예단이 이게 뭐야? 왜 한복에 금단추를 안달아?’ 라며 투닥거릴 일이 발생하지 않아서 모든 결혼 준비 과정이 아주아주 순조롭게 진행됐다.

 

여견이 되면 비용 반반 부담해서 그 안에서 모두 해결하는 게 합리적이고 속편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강추한다.

 

 

2. 결혼식.

 

결혼식 생각하니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린다.

우리는 화창한 봄날의 야외결혼식을 기대했건만..

결혼식 당일날 강한 바람을 동반한 많은 비가 전국적으로 내린단다.

 

비바람 몰아치는 리얼야생버라이어티 야외결혼식을 하게 생겨서..

속상하고 또 속상하지만..

 

그간 너무 순탄했던 결혼 준비과정에 추억 하나 만들라고 이런 시련(?)을 던져주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냥 웃기로 했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ㅡㅡㅋ)

 

우리 결혼식은 요즘 나름 대세(?)라는 주례없는 결혼식이다.

 

일년에 한번 제대로 뵙지도 않는 학교 은사님보다, 교육계에 오랫동안 몸담으신전문주례님보다 평생 우리를 보살펴주시고 사랑해주신 부모님께 듣는 덕담 한마디가 더 귀하고 값질 것 같아 나름 예전부터 생각해오던 건데 남자친구도 그런 생각했었다고 하니 자연스레 주례없는 결혼식으로 낙찰되었다.

 

요즘에는 주례없는 결혼식.이라고 전문적으로 결혼식 사회를 보는 업체들도 많지만 온전히 우리 힘으로만 진행하고 싶어서 따로 알아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식순은 보통의 결혼식과 똑같고 주례가 진행하는 부분만 변경을 했다. 예를 들어, 혼인서약은 각자 편지를 읽고, 아빠가 성혼선언문을, 아버님이 덕담을 해주시는 식.

 

, 날씨만 좋으면 딱. 좋았을 것을…. 그저 기도하는 심정으로 하늘만 보고 있는데..

사실 비만 적당히 오면 나름 운치있고 좋을 듯 한데..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라니….

 

아아.. 다시 한번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예쁜 결혼식을 해야겠다. ^^





Posted by shanti0127
世上2011. 4. 18. 17:27

전에도 잠깐 이야기했었지만 에코웨딩을 굉장히 진지하게 고려했었다. 사실 거의 계약할 뻔 했다.

 

에코웨딩을 잠깐 설명하면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웨딩으로

쐐기풀,한지 등 친환경적인 소재로 드레스를 만들고, 청첩장은 재생용지, 부케는 뿌리째로 만들어 화분에 심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

 

드레스의 경우에는 대여가 아닌 구입이기 때문에 본인이 드레스를 소장할 수 있고 결혼식 이후에는 드레스를 원피스 형태로 개조해서 두고두고 입을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취지도 정말 좋고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특별한 결혼식을 할 수도 있었지만 결국 계약하지 않았던 이유 중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었다.

 

드레스 한벌에 170만원이 넘는데, 베일이나 신랑 턱시도는 별도라 높은 추가 비용도 감안해야 했다. 내가 타업체를 통해 알아본 일반 스드메 비용이 205만원이었던지라 결국 눈물을 머금고 에코웨딩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비용에 크게 개의치 않고 호텔급 예식을 생각하는 신부라면 추천해주고 싶고 개인적으론 업체가 잘 되어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신부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Posted by shanti0127
世上2011. 4. 6. 16:37

식장도 잡고, 스드메 계약도 하고.. 그 다음은 예단,예물,예복 등등..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단.. 안했다.(그에 따른 함, 봉채비/꾸밈비 당연 안했다) 예물.. 결혼반지만 했다. 예복.. 안했다. 한복.. 안했다.

 

1. 예단

결혼준비 과정의 대부분이 그다지 필요하진 않지만 그 중 가장 이해가 안가는 게 바로 예단이란 놈이었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예단의 절차에 대한 간단 설명.

예단은 신부측에서 신랑측에 드리는 선물?? 개념이고 그에 대한 답례로 신랑측에서는 신부측에 봉채비 또는 꾸밈비를 보낸다.

 

예단의 절차에 대한 좀더 복잡한 설명.

Step1. 예단은 신부가 시댁어른들께 현금과 3총사(이불, 반상기, 은수저)를 드리는 건데 집안에 따라 친척어른들까지 이불을 돌리기도 하고, 3총사 대신에 어머님 가방, 화장품이나 아버님 벨트, 시계 등을 드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Step2. 신부측에서 보내온 예단비를 받은 시댁측에서는 신부에게 봉채비 또는 꾸밈비 명목으로 예단비의 절반 가량을 다시 신부측에 돌려보낸다. 물론 안 돌려주는 집도 있고 전액을 돌려주거나 30%만 주는 경우도 있으나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절반이다.

 

 

내가 레몬테라스를 꾸준히 방문하며 관찰한 결과 요즘 예단은 적게는 오백, 평균 천만원 수준이고 삼사천을 넘어가는 경우도 종종 보였다. 남자가 해온 집값의 10% 수준이 예단 금액으로 적당하다라는 게 대체적인 인식.

 

결혼이 신랑,신부 둘만의 행사가 아니라 집안끼리의 만남이다 보니 아무래도 양가 어른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부분이 바로 예단일텐데.. 우리네 관습이고 현재까지도 수많은 예비부부들이 하는 것이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솔직한 개인적인 생각은 이걸 도대체 왜 해?!!’ 이다.

 

천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은행 인출해서 가져가는 것도 살 떨릴 뿐더러 그걸 다시 절반 뚝 떼어서 옛다. 받아라하고 선심쓰듯 던져주는 모양새.. 이거 너무 웃기지 않나? (엄밀히 말하면 본인돈 다시 받는 건데 그걸 자기 돈처럼 다시 주는 거나 감사해하며 받는 거나.. 뭔가 황당한 시츄에이션..)

 

그럴 돈 있으면 집값에 보태는게 낫지 않나..라고 생각하던 차에 남자친구 생각도 나와 같고 시댁 부모님도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라고 말씀하셔서 예단은 그냥 생략.

 

그런데 의외로 친정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왜 그걸 안 하냐. 안 하면 두고두고 흉잡힌다. 우리가 돈 줄 테니 그냥 드려라

부모님께 큰소리 내지 않고 고분고분 말 잘 듣는 효녀였지만(어차피 내 부모님이 이 글 안보시니 냅다 지르고 보자!! 쿨럭…) 여기서 딱 한번 화를 냈다. ‘안한다니깐. 시댁에서도 괜찮다는 걸 엄마아빠가 왜 그라는데!!(네네.. 사투리입니다..ㅡㅡ;)’ 이렇게 해서 예단은 안하는 걸로 최종 결론.

 

하지만 나도 조신한 조선처자인지라 이 부분에 대해선 특히 부모님들께 감사드린다. 우리가 대부분의 결혼 과정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건 양가 부모님의 간섭(?)이 절대적으로!!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만약 부모님들 위주로 결혼 준비가 진행되었다면 꿈도 못 꿨을 일.

 

 

2. 예물

 

일찍이 니콜 언니는 물랑루즈에서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베프.라고 설파하셨지만 나는 딱딱한 돌멩이 따위와 우정을 나누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예물은 간소하게 할 생각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시댁에서 다이아 결혼반지, 심플한 커플링, 진주세트, 유색세트를 신부에게 해주고 신부측에서는 신랑에게 결혼반지와 순금세트(?)를 해준다고 하는데 이거 쓰느라 검색한 것이니 틀릴 수도 있다. 요즘은 다들 평소 하지도 않을 곳에 돈 쓰느니 간소하게 반지를 많이 하는 추세라고 알고 있다.

 

우리커플의 경우는 남자친구 지인의 동생이 보석 디자이너라 그분께 모든 걸 일임했다. ‘이렇게 보석욕심 없는 신부는 처음 본다는 그분 말처럼 보석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지라 그분이 추천해주는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3부 다이아 반지를 맞추고 남자친구는 0.7~8부쯤 되는 반지를 맞췄다.

 

사실 처음에는 나도 0.7부쯤 되는 반지를 할까 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별로 안 예뻐서(아아..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인가봐.ㅠㅠ) 3부 반지로 최종 결정.

 

그래도 결혼반지인데라며 3부를 했지만 나중엔 얼마나 끼고 다닐까 싶어 차라리 처음 생각대로 깨알 다이아(?)를 할 걸.. 하는 후회가 살짝 들기도 했다.

 

 

3. 예복과 한복

 

평소 양복을 안 입고 다니는 남자친구는 특별히 양복이 필요 없었고 나도 정장을 즐겨 입지 않는 터라 생략을 했다.

그러나 자식결혼에 우리가 너무 아무 것도 안 하는 것 같다며 부모님께서 남자친구가 평소에 입을 옷들을 몇벌 사주셨고, 시부모님께서도 내 원피스와 코트를 사주시는 것으로 예복은 마무리.

 

 

그리고 한복.

한복의 경우 스튜디오 촬영, 폐백, 본식 이후 손님들께 인사할 때, 신혼여행 다녀와서 양가 부모님께 절할 때, 첫 명절, 그 외 집안 대소사 때 입게 될 텐데..

이렇게 쓰고보니 많이 입는 것 같지만 주위 사람들 말을 들어봐도 결혼 후에 제일 후회하는 것이 한복.이라고 하고 몇번 입지도 않을 것에 백만원 정도의 돈을 투자한다는 것이 아까워서 그냥 생략했다.

 

스튜디오 촬영 때는 한복씬을 생략했고, 폐백과 신혼여행 후 절할 때는 친구의 한복을 빌리기로 했다.(친구는 오히려 잠자고 있던 본인 한복을 더 쓸 수 있게 됐다며 좋아하는 눈치..)

본식 후 손님들 인사는 남자친구 선배가 만들어준 커플티를 입고 하기로 했고, 첫명절은 일하느라 걸리적거리는데 한복이 웬말이냐..라며 자체 생략. 집안 대소사는 그때그때 지인들에게 빌리기로..(벌써 빌려주겠다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이렇게 구구절절 늘어놓는 이유는 한복 생략해도 다 방법이 있으니 참고하시라고.. ^^;

 

물론 양가 어머님 한복은 한벌씩 맞춰드렸다. 체구도 아담하신 두분이 커플 한복 맞춰 입고 올망졸망 서계실 생각하면 벌써부터 너무 귀엽다.(.. 나는 못보는구나.. ㅠㅠ)

 

 

이렇게 저렇게 많이 생략했지만 그래도 그간 우리를 키워주신 양가 부모님께 아무것도 안 해드리는 건 예의가 아닌지라 아버님들께는 양복을(시아버님은 양복이 있으시다고 하셔서 등산복으로..) 해드렸고 양가 어머님들께는 가방을 하나씩 해드릴 예정이다. 그걸로 이제껏 길러주신 고마움을 다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앞으로 잘해드리고 우리가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그것도 충분한 효도일 테니. ^^



Posted by shanti0127